2007년 8월 29일

[갈무리] 고객 중심 조직 구조 갈무리

고객 중심 조직 구조 갈무리

기업 경영에서 고객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됨에 따라, 조직 구조를 고객 중심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변화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 전략적 요구 사항들을 충실히 실행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경영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도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과거 십 여 년 동안 기업 경영에서 고객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됨에 따라, 기존의 제품 라인이나 지역, 기능 등에 기반한 조직 구조를 고객 중심 구조(Customer-focused Structure)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조직 구조 설계시 중심이 되는 원칙으로 고객 중심 구조가 부각되는 것일까?    왜 고객 중심 구조인가?   첫째, 고객들은 여러 제품들을 하나의 업체에게서 구매할 때 거래 협상과 커뮤니케이션을 일관되게 진행할 수 있는 단일 접점(Single Contact Point)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제품 중심의 사업부 체제에서는 동일 고객에게 여러 사업부의 영업 사원이 중복적으로 접촉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고객의 입장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한 개의 조직이 고객에게 접근하도록 고객을 기준으로 조직 단위를 설계하고 있다.   둘째, 단품만을 구매하기 보다는 솔루션 형태로 구입하고 싶어하는 고객의 요구가 고객 중심 조직으로 조직 구조를 개편하게 하는 핵심 동인이 되고 있다. 만약 모든 고객들이 하나의 제품만 구매한다면, 기존의 조직 체계에서도 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묶어서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더 많아 지고 있고, 이런 구매 계약을 한꺼번에 진행해 줄 수 있는 기업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P&G, HP, 씨티뱅크 등 많은 기업들이 고객에게 여러 제품들을 통합하여 솔루션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전방/후방 혼합 구조(Front/Back Model)로의 조직 개편을 추구하였다. 고객 접점 단위 조직들이 전방 구조(Front End)가 되어 교차 판매나 묶음 판매를 유도하고, 기존의 제품 라인별 단위 조직들은 후방 구조(Back End)가 되어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셋째,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소수의 협력 업체와 긴밀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협력업체 입장에서 고객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고객사를 전담하는 조직 단위들을 구축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P&G는 월마트에 공급하는 제품들과 관련된 생산, 유통, 마케팅, 정보기술, 재무 등의 기능을 묶어 하나의 팀을 구성하였다. 또한, 포드, GM, 다임러 벤츠 등과 같은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의 경우,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긴밀한 고객 지원을 수행하기 위해 고객별 팀들을 구성하여 연구 개발 기능까지도 포함시킨다고 한다.     경영의 초점을 고객 중심으로   모든 조직이 고객 중심 조직 구조를 추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고객팀(Customer Team)이건, 고객 사업부(Customer Business Unit)이건 간에, 조직 내부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중심에 놓고 조직 구조를 설계한다는 것이다. 고객의 니즈가 매우 빠르게 복잡화, 다양화, 세분화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기가 그만큼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반면 고객은 이제 자신에게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업에게만 다가가고 있다. 따라서 철저하게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만이 비로소 경쟁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고, 이를 위해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고객의 니즈에 반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제품 중심의 사업부제나 기능식 구조로 조직을 운영해 온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경영 전반의 초점을 고객 중심으로 옮기는 문제는 하나의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실질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일을 하면서 나의 많은 한계를 경험한다.

왜 미리 열심히 공부를 해놓아야 하는지에 관해서 뼈저리게 인식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론적인 학문들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학습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능력들이 많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많이 검토하고 발견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차근차근 많이 준비해야 한다.

[갈무리] 고객 옹호 마케팅

Push, Pull, CRM, 그 다음은?
마케팅은 새로운 개념이나 용어가 유난히 빈번하게 출현하는 분야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만큼이나 다양한 기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며 또 유행처럼 사라져 간다. 기존의 푸시(push)형 마케팅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등장한 풀(pull) 마케팅, 더 나아가 고객과의 관계 강화를 강조하는 고객관계관리(CRM)까지... 지난 수십 년간의 마케팅 트렌드는 생산자 중심주의에서 고객-시장 중심주의로 일관되게 이행해 왔다. 그렇다면 그 다음 대두될 마케팅 화두는 과연 무엇인가?

본서는 ‘고객 옹호(advocate)’야 말로 날로 강력해지는 고객에 대응하는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이라고 주장한다. '고객을 옹호하라' 과연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CRM과 비슷한 개념이 아닌가 의아해 하기도 했으나, 책을 읽어 나감에 따라 그 차이는 분명히 드러났다. 한 마디로 고객 옹호 마케팅은 TQM과 고객 만족(CS), 고객 관계를 바탕으로 한 CRM보다 한층 더 진화한 신뢰 마케팅 개념이다.

코뿔소가 아프리카 초원에서 어린 소녀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다가 소녀 바로 앞에서 멈춰 서자 소녀가 코뿔소의 뺨을 어루만지는 세인트 폴(Saint Paul) 보험회사 광고는 ‘고객 옹호’라는 생소한 개념을 잘 설명해 준다. 위기(구매의사결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적절한 해결방식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에 처한 고객을 보호하고 옹호하는 것이 기업의 임무라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고객에게 자사 제품과 경쟁사의 제품에 대해 공개적이고 정직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할 것과 고객의 이익을 최대화하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을 기업에 주문한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는 신뢰를 통해 서비스업계의 강자가 된 가장 좋은 예이다. 이베이 성공의 열쇠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를 신뢰하도록 돕는 매커니즘에 있다. 이베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구매자는 판매자에 대해, 판매자는 구매자에 대해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등급을 매기게 되고, 모든 판매자의 평판에 대한 정보는 경매물건 옆에 명시된다. 그 결과 평판이 좋은 판매자의 상품은 동질의 다른 상품에 비해 7.6퍼센트나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한다. 정보 투명성에 기반한 신뢰 마케팅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지진해일과도 같은 고객의 변화
본서 ‘고객 옹호 마케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4장에 걸쳐 저자는 지난 5년에 걸쳐 모든 산업에서 고객의 힘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추세임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00년까지의 50년간은 이른바 푸시 마케팅의 시대였다. 기업이 정보력을 가졌고 상품을 고객에게 ‘떠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상황은 반전되고 있다. 2004년 한 연구에 따르면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의 비율은 1986년의 51퍼센트에서 79퍼센트로 늘어났고, 볼륨을 줄이는 비율은 1986년의 25퍼센트에서 53퍼센트로 증가했다고 한다. 심지어 21세 이하의 일부 청소년들은 TV를 전혀 보지 않고 인터넷의 경우 역시 배너 광고나 팝업 광고를 클릭하는 비율 또한 크게 하락하고 있다. 더 이상 푸시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000년대 인터넷을 비롯한 컴퓨터 기술의 발달은 고객의 힘을 강화시켰다. 역사상 유래 없이 기업 및 상품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오늘날의 고객은 이제 여러 수단을 통해 기업의 광고를 확인하고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정보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저자가 지진해일에 비유하듯이 이제 산업을 흔들어 놓을 만큼 무서운 기세로 기업을 덮치고 있다. 그 결과 일방적인 광고나 판촉은 신뢰 기반 마케팅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며 특히 자동차나 건강의료, 여행 서비스 등 제품 차별화가 심하거나 복잡한 제품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미국의 TD 워터하우스(Waterhouse) 같은 증권사는 ‘고객 여러분이 주도합니다’라는 마케팅 메시지를 통해 고객의 힘을 인정한다. 아메리트레이드는 고객 주문의 ‘5초 이내’ 처리를 보장하기도 한다. P&G의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Pampers) 사이트는 젊은 엄마와 예비엄마들의 온라인 모임을 조직하고 임신 및 육아정보를 제공한다. GE 플라스틱의 웹사이트는 기술전담직원이 없는 중소기업 고객사를 위해 단순히 기업관련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공학 계산기’ 기능을 통해 자재선택 안내를 비롯해 플라스틱 제품의 강도와 피로도, 비용을 계산하는 것까지도 도와준다. 이처럼 고객옹호 마케팅은 부동산이나 증권, 보험, 내구재 및 산업재, 인력 서비스 등 전 산업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미국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나던 고객권한 강화 현상이 이제 전 세계적 현상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P이론에서 A이론으로 패더라임이 변한다
과연 이런 변화 앞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예전의 마케팅 전략대로 판촉을 내세워 더욱 세차게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광고를 통해 고객을 유인할 것인가? 본서의 5장에서 저자는 ‘고객 옹호 이론’이라는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맥그레거(McGregor)의 조직론에서 창의적, 자율적 종업원관을 강조하는 Y이론이 권위와 통제를 강조하는 X이론을 대체했듯이 마케팅에서도 푸시/풀 마케팅에 의존하는 P이론에서 신뢰와 옹호의 A(advocate)이론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A이론의 출발점은 고객을 지적 수준이 낮아 계몽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대신 능동적 의사 결정자이면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가진 존재로 파악하는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고객 옹호 마케팅은 고객 옹호 경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마케팅 정보는 다른 부서들로 연결되어야 한다. 기술부서는 고객의 편익을 향상시키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부서는 동일한 비용으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인력 부서는 A이론을 수용하는 인력을 채용하고 훈련하며, 재무부서는 장기적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관점에서 고객의 신뢰와 충성심을 통제 변수로 채택해야 한다. 유통 채널들은 제조업자의 고객 옹호 프로그램을 지지하며, 고객 서비스 부서는 약속한 편익을 차질 없이 제공해야 한다. 요컨대 A이론은 단순한 마케팅 개념이 아니라 기업의 주요한 철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고객을 옹호할 것인가
그렇다면 모든 기업이 모두 궁극의 고객옹호 기업이 되어야 하는가?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어지는 6~8장에서 저자는 모든 기업은 자사가 P에서 A에 이르는 신뢰 스펙트럼의 어디에 위치하는지 파악한 다음 바람직한 수준을 설정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하여 점진적으로 이상 수준까지 신뢰를 증가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려면 투명성 및 제품품질 향상을 넘어, 고객과의 긍정적인 관계 이상을 구축해야 하며 고객 옹호야말로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고객 옹호 피라미드’를 구축해야만 고객 옹호 마케팅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TQM과 고객만족의 기반 위에 관계 마케팅을 통해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고객 옹호의 기반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신뢰구축 프로그램의 몇 가지 성공사례를 살펴보자. GM은 이른바 ‘꿈의 CRM'을 창안하여 시험적으로 운용했다. 그들은 기존의 푸시/풀 방식의 CRM을 고객 옹호 도구로 바꿔 모든 자동차에 대해 공정하게 조언하고, 자사 및 경쟁사 차량의 시험주행 자료를 제시하는 한편, 고객별 취향을 고려해 맞춤형 제품 정보를 제공했다. 그 결과 ’꿈의 CRM‘을 체험한 고객들이 GM 차종을 선택하는 비율이 대폭 증가했다. 나아가 GM은 ‘자동차 선택 가상 상담원’을 도입하고 고객들 간의 대화를 분석해 수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 잠재력을 지닌 신차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인텔(Intel) 역시 고객 옹호의 선도 기업이다. 인텔은 매달 300만 명이 방문하는 고객지원 사이트 인텔 닷컴을 통해 신뢰구축에 나섰는데, 이 사이트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받는 부문에서 고객신뢰를 증가시키기로 결정했다. 인텔은 5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고객 지원용 다운로드 사이트를 개선했는데, 고객이 웹사이트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논리 마법사(Logic wizard)와 가상 조언자를 추가했다. 그 결과 다운로드 성공률이 33퍼센트 증가하고, 고객이 콜센터 직원의 도움 없이 인터넷에서 직접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해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절감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밖에 고객 옹호 마케팅의 성공사례는 더 있다. 트래블라서티 닷컴(Travelocity.com)이나 익스피디어 닷컴(Expedia.com), 아비츠 닷컴(Arbitz.com)과 같은 여행사 웹사이트나 아마존, 쇼핑 닷컴(Shopping.com), 시네트 닷컴(Cnet.com)과 같은 소매업자들 역시 고객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정직한 제품비교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호응을 얻고 있다.

유행인가 대세인가
물론 저자 역시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가 다소 급진적인 것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래서인지 ‘고객 옹호 마케팅에 관한 질의 및 응답’이라는 한 장(9장)을 할애해 고객 옹호 마케팅에 회의적인 여러 사람들의 질문을 인용하고 이에 답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의문은 고객옹호 마케팅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요약하자면 고객옹호 마케팅은 단기적으로 비용을 증가시키지만 장기적으로 매출, 고객충성도, 시장점유율, 이익률이 증대하며 고객획득 비용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사 제품에 대한 솔직한 정보 제공으로 인해 일부 고객을 잃을 수도 있으나 고객의 의사결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의견 수렴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 욕구를 파악함으로써 경쟁열위로부터 탈피하는 기회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아무리 고객을 옹호해도 고객은 결국 최저가격을 추구한다는 지적에 대해 대체로 고객은 낮은 가격을 추구하지만 그 중에는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도 존재하며, 일단 이들이 기업을 신뢰하기 시작하면 기업이 제시하는 가치제안을 믿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아가 고객 옹호 마케팅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획득한 혁신기회는 가격전쟁으로부터 벗어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고객 옹호 마케팅이 적용 가능한 분야가 한정적이라는 점에 대해 저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신뢰라는 요소는 거의 전 산업에 내제된 것으로 복잡한 제품에서부터 설탕, 과일 같은 단순한 상품, 심지어 비영리조직 및 정부에까지 고객 옹호 마케팅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수
‘고객옹호는 시대적 요청이며 미래 생존의 필수 요건이다.’ 끝으로 저자는 단언한다. 고객 옹호 마케팅의 선도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므로 후발주자들도 살아남으려면 고객 옹호마케팅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푸시/풀형 마케팅에 익숙한 상당수 기업이 하루 아침에 고객옹호 마케팅 패러다임에 적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저자는 10장에서 조직문화의 변화를 주문한다. 고객과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용기, 열정을 가진 경영자들 채용하여 신뢰 및 옹호의 수준을 측정하고 이들 척도와 양립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고위 경영자 아래 고객 옹호팀을 조직하고, 재무와 생산 및 엔지니어링, 인력 부서를 포괄하는 모든 기능부서 간에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루오션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늘날 많은 산업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수익성이 낮아짐에 따라 이른바 경쟁이 없는 ‘블루 오션’을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모두가 새롭고 거대하며 획기적인 ‘그 무엇’을 찾고 있지만 실상 그 성과가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사실 블루오션의 관점에서 보면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고객 옹호 마케팅’은 당연하면서도 실행하기 쉬워 보이는, 또 마케팅에 국한된 접근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방식이 반드시 파격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격언이 있듯이 가장 쉬워 보이는 것이 가장 이루기 어려운 것일 수 있으며, 또한 현재의 난관을 돌파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고객 옹호를 통한 신뢰관계를 강조하는 ‘고객 옹호 마케팅’은 기대만큼 획기적이지는 않으나 명심해 둘 만한 원칙을 담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인 글렌 어반(Glen Urban)은 MIT 경영대학원 마케팅 교수이자 익스페리언 시스템 사의 공동 창업자이다. 학계에서 쌓은 탄탄한 이론적 기초 위에 실무에서의 오랜 경험으로 녹여 낸 본서는 흔히 마케팅 서적들이 빠지기 쉬운 '지당하지만 현실성 없는' 또는 '사례는 풍부하나 논리성이 결여되는' 문제점을 요령 있게 피해가고 있다. 마케팅의 미래나 CRM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 고객 지향적 기업으로의 변신을 꿈꾸는 경영자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갈무리] 고객 가치 경영의 성공 포인트

고객 가치 경영의 성공 포인트

고객 중심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론이나 구호의 수준을 넘어 실행력을 갖춘 고객 가치 경영의 성공 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고객 만족 경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 가운데 유독 고객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을 포함한 다수의 기업들도 고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고객 가치 경영의 현주소를 짚어보면서, 한 번쯤 재점검 할 부분은 없는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다른 무엇보다 본질 가치에 충실하라

길 건너 편에 새로운 음식점이 문을 연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친절한 종업원들이 밝은 얼굴로 손님을 맞는다. 한식 전문점에서는 파격적으로 고객 관리 카드를 작성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몇 개월째, 도통 손님을 끌어 모으지 못하고 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최신의 고객 대응 프로그램으로 무장하였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상반된 사례를 들어본다. 종로 인근의 자주 찾는 음식점이 있다. 20년의 역사를 가진 추어탕 집으로 골목골목을 돌아 이정표도 없는 길을 한참을 헤매야 한다. 주차 서비스가 안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친절하고는 거리가 먼 주인 할머니의 느닷없는 반말투가 기분을 거스르게 한다. 헌데, 그래도 좋다. 가장 음식 맛이 확실하니 매번 점심 시간이면 인근 직장인들의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진다.

근래 고객 가치가 강조되면서 고객 관련된 모든 부분에 기울이는 노력이 커진다. AS, 클레임 대응, 고객 만족도 등의 주변부 특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작은 서비스 실수 하나로 기업 명성에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까닭에 전에 없이 주변부 속성에 기울이는 노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질 가치에 대한 만족 없이는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 음식이라면 맛이 본질일 터이고, 휴대폰이라면 기능 혹은 디자인이, 할인 마트라면 가격, 편의성 등일 것이다.

● 소비자 만족도에 대한 오해들

고객 중심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소비자 만족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소비자 만족도는 우리 회사에 대한 소비자들이 전반적, 평균적 인식 내용을 정량화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만족도를 통해 고객 가치 경영의 구체적인 실천 대안을 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표 1>은 국내 주요 할인 마트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 9개 브랜드에 대한 고객 만족도 수치의 격차가 10점 내외에 불과하다. 반면, 소비자들이 할인점을 선택하는 기준을 보면 ‘지리적 거리’가 다른 요소에 비해 월등하게 앞서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고객 만족도 지표도 소비자들의 결정적 구매 요인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하지만 결과 지표의 활용에서 다소 과대 해석, 활용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자. 통상, 고객 만족도는 동종 산업 내 경쟁업체 간의 우열을 가리는 형식으로 서열이 매겨지는 탓에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동기 부여가 강해지는 것도 같다. 하지만, 고객 만족도 1점 뒤졌다고 소비자들이 대거 경쟁사로 이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불친절한 음식점일수록 맛이 좋다. 음식은 맛이 본질인 탓에 다른 기타의 것이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를 움직이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타겟 마케팅을 다시 생각해 본다

고객은 동질적이지 않다. 물론 마케팅의 기본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도 그렇게 대응하고 있는가. 최근 여성 마케팅, 키즈 마케팅, 실버 마케팅 등 고객의 일부를 따로 떼어낸 고객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 마케팅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몇 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조사 내용을 보자. 전체 소비재의 83%를 여성이 구매하는데 가구는 94%, 휴가·여행관련 상품은 92%, 주택 91%, 자동차는 60%를 여성이 결정을 한다고 한다. 물론 그래서 결론은 마케팅의 승패는 어떻게 하면 여성이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까에 달려 있다는 것. 자,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최근 미국 USA 투데이에 실린 내용이다. 조사 기관인 리소시스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미국 소비 시장에서 1982년부터 2000년 사이 출생자인 Y 세대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81%는 Y세대인 10대 자녀의 의사에 따라 물건을 산다.

자, 눈치챘는가? 도대체 이런저런 서베이, 조사들은 왜 그렇게 다른 소리를 내고 있는가. 사실 통계 수치의 의도는 저마다의 색다른 주장을 담고자 한다. 일견 둘 다 틀린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서베이에는 언제든 불확실성이 내포되어 있다. 실제 상품 의사 결정을 남편이 할지라도 맞벌이 부인의 신용카드 소득 공제에 올인하기 위해 부인의 카드로 결제하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이들은 통계에 잡힐만한 결제 수단이 별로 없기 때문에 어른들의 의사 결정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혹은 부모들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10대 자녀들의 온라인 아이디로 결제된 금액일 수도 있을 터이다.

결국 외부의 통계 조사, 시장 트렌드에 전적으로 의지하여 우리의 마케팅 방향을 정하는 것은 큰 판단 오류이다. 우리 회사의 마케팅 전략은 우리가 보유한 고객의 구성과 속성에 맞추어져야 한다. 결국 누가 우리의 고객인가를 냉정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 누가 우리 회사의 고객인가

최근 기업들마다 세분화 마케팅에 열성이다. 여성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 부서에 여성 담당팀을 신설하고,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극장 티켓 혹은 패밀리 레스토랑 쿠폰을 지급하기도 한다. 혹시 이러한 노력들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제품의 여성 고객이 여타 다른 제품의 여성 고객과 동일하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시장 전체 단위에서 바라보는 세분화 고객 보다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세분화된 고객의 중요성을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 정말 우리 기업에서 특정 소비자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가. 나아가 이들을 차별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는가 등의 질문이 필요하다.

여성 마케팅의 대상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는 시각도 경계해야 한다. 흔히 여성 소비자라고하면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 여성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대한 민국 여성 소비자들의 구체적인 면면을 보면 다양한 소비 성향의 집단이 혼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해 출간된 ‘대한민국 여성 소비자’에서 조사한 내용을 보자. 전체 893명의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34개 요인에 대한 집단 구분 결과는 여성 소비자의 상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래 <표 2>에서 유행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인 F 집단의 비중은 20.8%에 불과하며 기타 다양한 기호의 여성 소비층이 존재함을 볼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하는가

고객은 언제나 옳다, 손님은 왕이다 등의 구호는 모든 기업에서 수십 년이 넘도록 강조해 온 내용이다. 너무도 당연한 진리가 현실에서 실행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 현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사례가 기업 내부의 논리로 고객 입장을 자의적으로 정의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러한 내용은 제품 원가 절감 과정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대응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고객에게 제공하는 고유의 경험 원천을 제거하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크래프트 식품이 이탈리언 제과업체 스텔라 도로(Stella D’Oro)를 인수 과정에서 경험한 실패 사례를 보자. 극심한 시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절감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기존의 비유지(Non-diary) 재료를 값싼 유지(Diary) 재료로 교체하였다. 하지만 순식간에 매출은 급감하였고 본사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스텔라 도로의 주요 고객인 유대인들이 유지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 결과였다.

고객 입장에서 사고하는 일은 때로는 마케팅 전략의 기본에서 한참 벗어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슬람 지역을 타겟으로 하는 메카 콜라는 펩시, 코카콜라 등 쟁쟁한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전혀 색다른 접근을 하였다. 창립자인 타우피 마스로우티는 ‘충성심을 가지세요’ 혹은 ‘당신의 양심을 흔들어 보세요’ 등의 슬로건으로 무슬림의 대의명분에 가깝게 다가섰다. 대부분의 마케팅 전문가들은 광고 메시지에 종교적 색채가 들어가는 것을 상당히 꺼리고 있지만, 메카 콜라는 보기 좋게 시장을 석권하였다. 고객을 이해하는 일이 고객과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을 알게 해주는 좋은 사례이다.

● 기술 중심적 사고를 넘어서

제품의 기술적 성능을 앞세우는 기업에서도 실수의 가능성이 높다. 제품, 기술 중심의 사고는 자칫 고객의 입장을 무시하고 탁월한 기술이 성공을 가져준다는 환상에 빠지게 한다.

세계적인 만년필 제조 기업인 몽블랑은 새로운 기술보다는 전통, 의미를 펜에 부여하였다. 몽블랑 광고의 초점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평화 협정, M&A 현장에서 사인을 해온 전통을 부각한다. 몽블랑을 찾는 고객들은 빠른 기술에 오히려 저항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물론 대량 생산 트렌드에서도 한 발짝 물러서 있다. 현재까지도 몽블랑은 고객이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 자신을 표현하는 펜으로 포지셔닝을 굳건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고객을 배제한 기술 중심적 사고는 최고의 기술 개발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도 아무런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모토로라의 부활을 알린 레이저 폰의 성공은 여타 경쟁사들이 기술 중심적 노력에 쏠려있을 때, 고객 중심적 사고를 다시 한 번 재고한 탓이다. 경쟁사들이 고화질의 카메라 폰이나 MP3 기능 등의 기술 경쟁에 뛰어들 때, 슬림의 새로운 디자인만으로 큰 돈 들이지 않고 시장을 되찾았다. 제품 중심의 기업과 고객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표 3>은 이러한 상반된 기업을 비교하여 보여주고 있다.

왜 아는 만큼 실행하지 못 하는가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만 하면, 우리 제품에 자동적으로 반영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고객 따로, 나 따로의 고객 가치 경영, 자아 만족일 따름이다. 혹시, 우리 회사의 관련된 부서간의 협력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혹은, 내부 성과 지표간의 충돌, 시스템 중심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고객 관계 관리)가 장애가 되지는 않는가.

내부 성과 지표와 고객 대응간의 충돌은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부분이다. ‘립스틱 바른 돼지(Passionate and Profitable)’의 저자인 리오르 아루시가 자신의 컨설팅 과정에서 경험한 사례를 보자. 해당 항공사의 플래티넘 고객들은 연간 7만 5천 마일을 여행하는 우량 고객들이었다. 하지만 서비스 센터에서 우수 고객을 다루는 방식은 터무니 없었다. 매주 400명이 넘는 고객들은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고 59분이 넘도록 통화대기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서비스 센터 책임자의 성과 지표에 있었다. 책임자의 성과급은 고객 전화에 대한 ‘평균 처리 시간’에 따라 결정되었다. 결과적으로 우량 고객이건, 평범한 고객이건 폭주하는 전화의 평균 처리 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기 시간이 59분이 되면 자동으로 전화가 끊어지도록 시스템을 설계하였던 것이다. 저자는 또 다른 연구에서 평균적인 기업 내 3분의 2에 해당하는 임원들의 보상이 서비스의 질(Quality)이 아닌 내부의 생산성에 맞추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 CRM의 제2라운드에 대비하라

국내 기업들에 널리 전파된 CRM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시점이 되었다. 유독 한국 기업의 정서에서 CRM이 본래의 의미를 갖기 어려운 이유는 단기 성과 중심의 경영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본래 CRM은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목표로 한다. 이는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가를 충분한 데이터에 의존하여 구분을 하고 차별화 된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여 맞춤형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고객 관계 관리는 필수적인 내용이 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 기업의 CRM 수준은 이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단기적인 성과주의가 당장의 매출 확대에 집중하게 되고,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어렵게 한다. 국내 카드사 가운데 상당수는 한 달에도 몇 번씩, 이메일 마케팅을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발송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부적으로 축적한 방대한 DB의 효용가치가 무색할 따름이다. 계절마다 이어지는 백화점의 무차별적 경품 쿠폰 우편은 또 어떠한가.

이러한 결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CRM 인프라를 구축하였지만 정작 활용의 목적은 단기적인 시각에 머무르게 된다. CRM은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에 기초하여 궁극적으로 고객과의 일대일 마케팅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온라인 상거래가 보편화되고, 기업마다 최신의 CRM 인프라를 갖춘 우리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갖춘 셈이다. 단기적인 성과 지표를 넘어 고객과 장기적인 신뢰 관계 제고가 절실하다.

고객 가치 경영의 정의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정의를 실행으로 이어가는 경로에는 곳곳에 착시 혹은 충돌하는 원칙들이 숨어있다. 이러한 장애 요인들을 뛰어넘어 시장의 승리자가 되는 방법 역시, 그리 어려운 얘기도 아니다. 우리 기업에 수익을 가져다 주는 고객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아는 일,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본질 가치를 제공하는 일, 우리의 생각이 아닌 고객의 생각을 읽는 일, 나아가 이러한 발견들을 실행으로 이어가는 일이 그것이다. 어렵지 않은 명제를 어떻게 현실 경영에 구현하는가 하는 것은 비단 고객 영역 뿐 아니라 제반 모든 기업 경영에서의 기본 원리이다. <끝>

[갈무리] 경험마케팅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만으로 돈을 지불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독특한 가치체계와 생활양식 그리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얻는 총체적인 경험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 전통적 마케팅에서 벗어나서 경험 마케팅으로 그 시야를 넓혀 볼 필요가 있다.    경험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오늘날 전통적인 마케팅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본적으로 소비자들이 구매의사결정에서 제품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이 제공하는 특징이나 편익만으로 제품을 선택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략 전문가인 Larry Keeley 역시 “마케팅의 초점이 제품이 제공하는 편익으로부터 생활양식이나 가치체계로 이행하는 추세에 있다.” 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오늘날 소비자에게는 제품이 자신의 생활양식에 적합한지 또는 그 제품이 흥미 진진한 신개념이나 자신에게 바람직한 경험을 대변하고 있는지가 제품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21세기의 마케팅에서는,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 중심의 전통적인 방법이외에 새로운 관점에서 소비자를 달리 이해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소비자 이해를 위한 새로운 시각 필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제품 특징과 지각된 편익 중심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스테이크’ 라는 제품의 예를 들면, 여전히 그들은 ‘좋은 고기로 만들어진 스테이크 자체’ 만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는 약간 진보했지만 여전히 제품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것이 제품의 지각된 편익에 중점을 두고 있는 편익, 효용 중심의 마케팅 개념이다. 소비자들의 스테이크를 구매하는 기본적인 욕구, 즉 ‘지글거리는 스테이크를 먹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맛’에 그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두 가지 모두 제품이라는 틀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마케팅 개념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은 그 이상의 것들을 원하기 시작하였다. 마케팅 담당자들도 변화된 소비자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마케팅 접근 방법이 필요했다. 따라서 최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경험 마케팅’이 바로 그 대안으로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험 마케팅이란 무엇이고 전통적 마케팅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경험 마케팅이란,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정한 소비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경험, 가치, 생활양식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그것들을 최대한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거나 광고나 판촉 활동을 펼치는 마케팅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 마케팅의 장점은, 제품 특징이나 편익에 근거해서 소비자들을 이해하려고 했던 전통적 마케팅활동에 비해서 좀 더 소비자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기회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소수의 몇몇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앞의 스테이크를 가지고 설명하면, ‘스테이크를 소비하는 경험을 판매하는’ 것이다. 훌륭한 스테이크 집이라면, 단순히 좋은 스테이크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서 총체적인 감각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면, 손에서 좋은 감촉이 들도록 잘 만들어진 스테이크용 칼에서 시작하여, 고급스러운 색조의 나무 장식, 분위기 있는 조명 같은 것을 통해 최고의 감각적 경험까지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전통적인 마케팅과 경험 마케팅의 차이는, 전통적인 마케팅이 소비자의 구매 과정에 초점을 두어서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을 강조한 반면 경험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소비 과정과 상황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제품에 이입시킨다. 그리고 이입된 경험들은 소비자에게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독특한 아이덴티티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경험에 대한 이해와 경험의 전략적인 활용   그렇다면 우리는 경험 마케팅의 핵심 요소인 경험(experience)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인간은 살아가면서 무수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개인이 얻은 경험들은 사물과 세계를 판단하는 가치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우리가 겪는 경험들은 이성적일수도 있고, 감성적일 수도 있다. 또한 그 경험이 실제적인 체험일 수도 있고, 가상 현실속에서의 경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이 존재한다 것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경험을 체계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그림 2>와 같이 체득하는 방법에 따라 경험을 분류하는 것이다. 즉, 오감을 이용한 감각적 경험, 이성적 생각을 통한 사고적 경험, 애정이나 감성의 느낌을 통한 감정적 경험, 직접적 행동을 통한 경험, 마지막으로 타인이나 문화와의 관계를 통해서 얻는 경험으로 나눠볼 수 있다.  경험취득 경로를 기준으로 한 경험 분류의 가장 큰 장점은, 이 경로에 맞게 경험을 활성화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이용해서 소비자들이 경험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따라 경험 전달 수단(experience providers)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경험을 전달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들로써는 기업의 시각적, 언어적 아이덴티티, 제품의 외관과 디자인, 브랜드, 웹사이트 등과 같은 매우 다양한 것들이 있다.   경험 마케팅은 어느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분야에서 경험 마케팅이 유용하게 사용되는지 알아보자. 경험 마케팅은 산업과 제품의 특징에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경험 마케팅은 낡은 브랜드 이미지의 활성화, 경쟁 제품에 대한 제품 차별화, 새로운 기업의 이미지와 아이덴티티 창출,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확장, 고객유지활동, 판매 강화, 유통망 구축 그리고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용될 수 있다. 다음에서는 경험 마케팅이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는 전통적인 마케팅과 비교해서 경험 마케팅이 신제품 개발이나 브랜드확장 분야에 있어 어떻게 활용되는가의 예이다. 전통적인 마케팅에서는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브랜드를 확장하는 반면, 경험마케팅은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이 신제품과 브랜드 확장에 의해서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가 또는 신제품이 기존 제품에 새로운 경험적 가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신제품이나 확장된 브랜드가, 기존의 경험적 가치를 총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두 번째는 국제 마케팅 분야에서의 예이다. 경험 마케팅은 다국적 기업의 국제적인 브랜드에서 성공한 경우가 유달리 많다. 이는 국제적 브랜드들이 전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싶어하는 경험을 중심으로 제품을 포지셔닝 했기 때문이다. 뉴스위크 최근호 역시 코카콜라, 마스터카드, 질레트 등의 세계적인 브랜드의 성공 비결이 경험 마케팅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질레트 면도기 디자인 사례를 통해 경험 마케팅을 살펴보자. 질레트는, 욕실에서 면도를 하는 상황에서, 남자들이 단순히 면도만 잘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포착하였다. 즉, 남자들이 면도를 통해 가장 남성적인 경험과 생활양식을 얻고 싶어한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질레트는 면도를 하면서 남성들에게 남성적이고 전통적이지만 기술 진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 원리를 개발하였다. 경험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질레트 면도기의 디자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청색 색상은 면도의 청결함을 전달하고 있다. 검정 색상은 보편성의 가치와 기운차고 남성적인 생활양식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은색 금속성 느낌은 면도날과 센서의 성능을 반영하고 있다. 혁신적으로 얇은 날과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용기는 맑고 신선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면도기의 전반적인 손잡이 모양은 남성의 손에 맞게 만들어 졌고, 미끈하고 원통형에 주름이 잡힌 손잡이는 남성의 넓은 어깨를 연상시키고 있다. 또한 면도기 전면의 대담한 로고 서체를 이용해서 남성적 가치와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질레트는 면도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남성적인 경험을 파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세 번째는 첨단 제품에서의 경험 마케팅 사례이다. 소니의 ‘Playstation-2’는 소비자들에게 게임이 아닌 첨단 가상 현실 경험을 제공해서 성공한 예이다. 수많은 소비자들은 ‘Playstation-2’를 통해서 현실에서 맛보지 못한 경험을 가상 공간에서 실현하기를 기대했고, 실현된 결과에 대해서 열광하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분야에서의 경험 마케팅 적용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인터넷 쇼핑과 같은 전자 상거래에서도 경험 마케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들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저렴하고 싸게 공급하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구매 요인에 의한 편익 중심의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쇼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재미나 정보, 새로움 등이라는 사실을 인식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경험 마케팅을 이용할 것인가?  그렇다면 마케팅 담당자들이 효과적으로 경험 마케팅을 수행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분야의 한 전문가는, 소비 상황에서 경험을 얻는 방법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경험에서 얻는 가치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앞에서 언급한 감각기를 통한 경험, 사고를 통한 경험, 감정을 통한 경험, 행동을 통한 경험, 관계를 통한 경험의 구성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즉 감각기 하나만을 이용한 경험보다는 인지적 또는 신체적 경험이 결합되었을 때 더 강력하게 소비자들에게 각인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복합 경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섯 가지 요소들을 둘 이상을 결합하는 ‘hybrid experience’ 와, 다섯 가지 요소를 동시에 제공하는 ‘holistic experience’ 가 그것이다. 따라서 유능한 마케팅 담당자라면 다섯 가지 경험 요소를 결합해서 소비자에게 강력한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한 결과로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유한 경험과 명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 요소를 복합적으로 이용하라는 것 이외에도, 경험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마케팅 담당자가 실무에서 유의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다.   첫째, 마케팅 담당자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 번 만들어진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은 고정되어 있는 반면에, 경험은 항상 새롭게 창조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마케팅 담당자는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에 얽매이지 말고 소비자가 그 제품을 통해서 어떠한 경험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셋째,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경험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얻고 싶은 것은, 최대한의 기쁨이나 즐거움인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 담당자들은 즐거운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넷째, 소비자가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고유한 연상을 가지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즉,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자가 제품 자체의 특징이 아닌 그들을 통한 경험이나 생활양식을 연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통해 어떤 경험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소비 경험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여섯째, 소비자는, 감성적 방법에 의한 경험이냐 또는 신체적 경험, 타인과의 관계를 통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서 경험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그러므로 제한된 자원을 이용해서 마케팅 전략을 수행할 때에는 어떠한 방법이 더 효과적일지 미리 생각하여 그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일곱째, 마케팅 담당자들은, 제품이나 브랜드 확장의 기준이 제품의 물리적인 특징이나 공통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편익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즉, 확장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기존 경험을 강화 시킬 수 있는지 또는 그들에게 새로운 관련 경험을 줄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마지막 여덟째, 마케팅 담당자들은 자신의 브랜드나 기업 이미지에 항상 고유한 특징을 가질 수 있도록 역동성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제품의 물리적 특성보다는 브랜드가 가지는 상징성이나 기업 이미지가 경험을 활성화시키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마케팅 근시안(myopia)에 빠지는 것과 과거 성공방법에 집착하는 것이다. 수 십년 전,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가 아닌 제품 지향적인 경영 활동으로 몰락했다. 세월이 지난 오늘 기업들은 또 다시 변화된 소비자들의 욕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성공 방법인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 중심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기업들이 과거의 기업들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틀로서 논의 되어온 ‘경험 마케팅’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