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9일

[갈무리] 경험마케팅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만으로 돈을 지불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독특한 가치체계와 생활양식 그리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얻는 총체적인 경험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 전통적 마케팅에서 벗어나서 경험 마케팅으로 그 시야를 넓혀 볼 필요가 있다.    경험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오늘날 전통적인 마케팅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본적으로 소비자들이 구매의사결정에서 제품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이 제공하는 특징이나 편익만으로 제품을 선택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략 전문가인 Larry Keeley 역시 “마케팅의 초점이 제품이 제공하는 편익으로부터 생활양식이나 가치체계로 이행하는 추세에 있다.” 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오늘날 소비자에게는 제품이 자신의 생활양식에 적합한지 또는 그 제품이 흥미 진진한 신개념이나 자신에게 바람직한 경험을 대변하고 있는지가 제품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21세기의 마케팅에서는,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 중심의 전통적인 방법이외에 새로운 관점에서 소비자를 달리 이해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소비자 이해를 위한 새로운 시각 필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제품 특징과 지각된 편익 중심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스테이크’ 라는 제품의 예를 들면, 여전히 그들은 ‘좋은 고기로 만들어진 스테이크 자체’ 만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는 약간 진보했지만 여전히 제품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것이 제품의 지각된 편익에 중점을 두고 있는 편익, 효용 중심의 마케팅 개념이다. 소비자들의 스테이크를 구매하는 기본적인 욕구, 즉 ‘지글거리는 스테이크를 먹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맛’에 그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두 가지 모두 제품이라는 틀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마케팅 개념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은 그 이상의 것들을 원하기 시작하였다. 마케팅 담당자들도 변화된 소비자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마케팅 접근 방법이 필요했다. 따라서 최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경험 마케팅’이 바로 그 대안으로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험 마케팅이란 무엇이고 전통적 마케팅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경험 마케팅이란,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정한 소비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경험, 가치, 생활양식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그것들을 최대한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거나 광고나 판촉 활동을 펼치는 마케팅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 마케팅의 장점은, 제품 특징이나 편익에 근거해서 소비자들을 이해하려고 했던 전통적 마케팅활동에 비해서 좀 더 소비자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기회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소수의 몇몇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앞의 스테이크를 가지고 설명하면, ‘스테이크를 소비하는 경험을 판매하는’ 것이다. 훌륭한 스테이크 집이라면, 단순히 좋은 스테이크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서 총체적인 감각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면, 손에서 좋은 감촉이 들도록 잘 만들어진 스테이크용 칼에서 시작하여, 고급스러운 색조의 나무 장식, 분위기 있는 조명 같은 것을 통해 최고의 감각적 경험까지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전통적인 마케팅과 경험 마케팅의 차이는, 전통적인 마케팅이 소비자의 구매 과정에 초점을 두어서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을 강조한 반면 경험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소비 과정과 상황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제품에 이입시킨다. 그리고 이입된 경험들은 소비자에게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독특한 아이덴티티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경험에 대한 이해와 경험의 전략적인 활용   그렇다면 우리는 경험 마케팅의 핵심 요소인 경험(experience)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인간은 살아가면서 무수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개인이 얻은 경험들은 사물과 세계를 판단하는 가치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우리가 겪는 경험들은 이성적일수도 있고, 감성적일 수도 있다. 또한 그 경험이 실제적인 체험일 수도 있고, 가상 현실속에서의 경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이 존재한다 것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경험을 체계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그림 2>와 같이 체득하는 방법에 따라 경험을 분류하는 것이다. 즉, 오감을 이용한 감각적 경험, 이성적 생각을 통한 사고적 경험, 애정이나 감성의 느낌을 통한 감정적 경험, 직접적 행동을 통한 경험, 마지막으로 타인이나 문화와의 관계를 통해서 얻는 경험으로 나눠볼 수 있다.  경험취득 경로를 기준으로 한 경험 분류의 가장 큰 장점은, 이 경로에 맞게 경험을 활성화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이용해서 소비자들이 경험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따라 경험 전달 수단(experience providers)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경험을 전달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들로써는 기업의 시각적, 언어적 아이덴티티, 제품의 외관과 디자인, 브랜드, 웹사이트 등과 같은 매우 다양한 것들이 있다.   경험 마케팅은 어느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분야에서 경험 마케팅이 유용하게 사용되는지 알아보자. 경험 마케팅은 산업과 제품의 특징에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경험 마케팅은 낡은 브랜드 이미지의 활성화, 경쟁 제품에 대한 제품 차별화, 새로운 기업의 이미지와 아이덴티티 창출,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확장, 고객유지활동, 판매 강화, 유통망 구축 그리고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용될 수 있다. 다음에서는 경험 마케팅이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는 전통적인 마케팅과 비교해서 경험 마케팅이 신제품 개발이나 브랜드확장 분야에 있어 어떻게 활용되는가의 예이다. 전통적인 마케팅에서는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브랜드를 확장하는 반면, 경험마케팅은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이 신제품과 브랜드 확장에 의해서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가 또는 신제품이 기존 제품에 새로운 경험적 가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신제품이나 확장된 브랜드가, 기존의 경험적 가치를 총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두 번째는 국제 마케팅 분야에서의 예이다. 경험 마케팅은 다국적 기업의 국제적인 브랜드에서 성공한 경우가 유달리 많다. 이는 국제적 브랜드들이 전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싶어하는 경험을 중심으로 제품을 포지셔닝 했기 때문이다. 뉴스위크 최근호 역시 코카콜라, 마스터카드, 질레트 등의 세계적인 브랜드의 성공 비결이 경험 마케팅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질레트 면도기 디자인 사례를 통해 경험 마케팅을 살펴보자. 질레트는, 욕실에서 면도를 하는 상황에서, 남자들이 단순히 면도만 잘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포착하였다. 즉, 남자들이 면도를 통해 가장 남성적인 경험과 생활양식을 얻고 싶어한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질레트는 면도를 하면서 남성들에게 남성적이고 전통적이지만 기술 진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 원리를 개발하였다. 경험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질레트 면도기의 디자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청색 색상은 면도의 청결함을 전달하고 있다. 검정 색상은 보편성의 가치와 기운차고 남성적인 생활양식을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은색 금속성 느낌은 면도날과 센서의 성능을 반영하고 있다. 혁신적으로 얇은 날과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용기는 맑고 신선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면도기의 전반적인 손잡이 모양은 남성의 손에 맞게 만들어 졌고, 미끈하고 원통형에 주름이 잡힌 손잡이는 남성의 넓은 어깨를 연상시키고 있다. 또한 면도기 전면의 대담한 로고 서체를 이용해서 남성적 가치와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질레트는 면도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남성적인 경험을 파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세 번째는 첨단 제품에서의 경험 마케팅 사례이다. 소니의 ‘Playstation-2’는 소비자들에게 게임이 아닌 첨단 가상 현실 경험을 제공해서 성공한 예이다. 수많은 소비자들은 ‘Playstation-2’를 통해서 현실에서 맛보지 못한 경험을 가상 공간에서 실현하기를 기대했고, 실현된 결과에 대해서 열광하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분야에서의 경험 마케팅 적용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인터넷 쇼핑과 같은 전자 상거래에서도 경험 마케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들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저렴하고 싸게 공급하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구매 요인에 의한 편익 중심의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쇼핑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재미나 정보, 새로움 등이라는 사실을 인식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경험 마케팅을 이용할 것인가?  그렇다면 마케팅 담당자들이 효과적으로 경험 마케팅을 수행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분야의 한 전문가는, 소비 상황에서 경험을 얻는 방법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경험에서 얻는 가치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앞에서 언급한 감각기를 통한 경험, 사고를 통한 경험, 감정을 통한 경험, 행동을 통한 경험, 관계를 통한 경험의 구성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즉 감각기 하나만을 이용한 경험보다는 인지적 또는 신체적 경험이 결합되었을 때 더 강력하게 소비자들에게 각인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복합 경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섯 가지 요소들을 둘 이상을 결합하는 ‘hybrid experience’ 와, 다섯 가지 요소를 동시에 제공하는 ‘holistic experience’ 가 그것이다. 따라서 유능한 마케팅 담당자라면 다섯 가지 경험 요소를 결합해서 소비자에게 강력한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한 결과로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유한 경험과 명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 요소를 복합적으로 이용하라는 것 이외에도, 경험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마케팅 담당자가 실무에서 유의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다.   첫째, 마케팅 담당자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 번 만들어진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은 고정되어 있는 반면에, 경험은 항상 새롭게 창조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마케팅 담당자는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에 얽매이지 말고 소비자가 그 제품을 통해서 어떠한 경험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셋째,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경험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얻고 싶은 것은, 최대한의 기쁨이나 즐거움인 것이다. 따라서 마케팅 담당자들은 즐거운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넷째, 소비자가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고유한 연상을 가지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즉,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자가 제품 자체의 특징이 아닌 그들을 통한 경험이나 생활양식을 연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통해 어떤 경험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소비 경험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여섯째, 소비자는, 감성적 방법에 의한 경험이냐 또는 신체적 경험, 타인과의 관계를 통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서 경험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그러므로 제한된 자원을 이용해서 마케팅 전략을 수행할 때에는 어떠한 방법이 더 효과적일지 미리 생각하여 그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일곱째, 마케팅 담당자들은, 제품이나 브랜드 확장의 기준이 제품의 물리적인 특징이나 공통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편익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즉, 확장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기존 경험을 강화 시킬 수 있는지 또는 그들에게 새로운 관련 경험을 줄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마지막 여덟째, 마케팅 담당자들은 자신의 브랜드나 기업 이미지에 항상 고유한 특징을 가질 수 있도록 역동성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제품의 물리적 특성보다는 브랜드가 가지는 상징성이나 기업 이미지가 경험을 활성화시키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마케팅 근시안(myopia)에 빠지는 것과 과거 성공방법에 집착하는 것이다. 수 십년 전,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가 아닌 제품 지향적인 경영 활동으로 몰락했다. 세월이 지난 오늘 기업들은 또 다시 변화된 소비자들의 욕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성공 방법인 제품의 특징이나 편익 중심의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기업들이 과거의 기업들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틀로서 논의 되어온 ‘경험 마케팅’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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